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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 기록

[가버나움] 자인 알 라피아, 나딘 라바키

by 진시렁 2022.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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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베이루트의 빈민가에 사는 열두살 자인.

 

그의 삶은 엉망이다. 아니 그의 가족은 엉망이다.

 

몇명인지도 모르는 수두룩한 형제들. 책임감 없는 부모들.

 

부모는 책임을 다하지 않고 가난을 탓한다.

 

아이들은 담배연기 뿌연 집에서 살고, 불법으로 처방받은 약을 물에 타서 길거리에서 판다.

 

자인에게는 유난히 애틋한 여동생 사하르가 있다.

 

사하르가 월경을 시작하면서, 그의 오빠 자인은 여동생 사히르가 남자에게 팔려갈것을 걱정해서 그 사실을 숨긴다.

 

생리대를 도둑질하기도하고, 동생을 몰래 챙긴다.

 

여동생을 탐하는 남자에게는 욕설을 내뱉는, 12살이라고 하기에 믿을 수 없는 거친 자인이다.

 

 

자인이 결국에는 월경 사실을 들키고, 어린나이에 팔려간다.

 

말이 시집이지 부모는 돈을 받고 딸을 파는것이다. 

 

분노한 자인은 집을 나가고, 거지처럼 전전하다가 라힐이라는 에티오피아 불법체류자의 도움을 받아 같이 생활하게된다.

 

라힐에게는 요나스라는 갓난아기가 있으나, 결국 불법체류자로 체포되어 자인은 요나스와 단둘이 남게된다.

 

남은건 결국 열두살 어린이와 1살 아기 요나스.

 

먹을 것이 없어 아가에게 설탕물을 먹고, 요나스의 다리를 묶어서 길에 버릴 생각도 하며

 

예전에 했던 방식대로, 약을 물에 타서 길거리에 파는 짓을 또다시 시작한다.

 

 

가난과 빈곤의 대물림. 결국 벗어나고자했던 부모로부터 배운 방식대로 아기에게 행하는 장면이

 

너무 슬프고 애통하다.

 

 

 

자인은 본인을 스웨덴으로 보내주겠다는 사람의 말을 믿고, 본인의 신분증을 챙기러 집에갔다가,

 

여동생 사하르가 임신했다가 결국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길로, 여동생을 샀던 여동생의 남편을 찾아가 칼로 찔러 감옥에 갇히게 된다.

 

 

자인은 출생신고도 되지 않았다. 신분증 따위 있을리 없었다.

 

본인이 '인간'이기를 증명했었어야 했으나, 불가했다.

 

자인은 감옥에서, 본인의 부모를 고소한다.

 

본인을 돌보지 않은 죄, 본인을 낳은 죄, 아기를 많이 만든 죄..

 

그 와중에도 임신 중이었던 자인의 엄마.

 

 

..

 

 

수많은 가슴 미어지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감옥에 있는 자인을 만나러 온 엄마가 임신한 상태라는 것을 알고 그녀에게 양심이 없다고 말할 때,

 

요나스를 보고 웃는 자인의 얼굴,

 

요나스를 결국 버리지 못하는 자인의 망설임.

 

체포되었던 자힐이 마침내 아기 요나스와 마주하게 될때,

 

본인도 가슴이 미어진다며, 나처럼 가난해져본적있냐고 스스로를 대변하는 자인의 부모.

 

그리고 마지막 장면인..

 

자인이 신분증 촬영 하는 장면에서의 자인의 미소.

 

 

 

자인이 아가 요나스를 대하는 부분에서, 그는 좋은 사람이고 좋은 어른이고 싶어하는 마음을 알 수 있다.

 

책임을 다하고 싶고 같이 행복하고 싶다. 실패했지만.

 

그럼 자인의 부모는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았을까?

 

사랑했을 것이다. 실패했지만.

 

본인처럼 가난해본적이 있냐고, 나도 아이들을 사랑했고 최선을 다했다고 외치는 모습에서 나는 진심을 보았다.

 

옳고 그름의 잣대를 들이댈수 있는 부분일까 생각이 든다.

 

그 부모들조차 자인처럼 자랐을 것이다. 배우지 못했고, 사랑받지 못했고, 가난했으며 버려졌을 것이다.

 

자인조차 요나스에게 설탕물을 먹일 때, 나는 자인에게서 자인의 부모를 보았다.

 

그저 가난이라는 끊어내지 못하는 굵은 사슬 같은것이 그들을 같은 길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닐까...

 

 

 

 

자인은 실제 베이루트의 빈민이라고한다.

 

제작진이 오랜시간동안 길거리를 돌아보며 알게된 아이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되고나서, 와..비명이 절로 나왔다.

 

그도 그런것이 영화 속에서의 자인의 눈빛과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슬픔이

 

어찌 열두살에게서 나올 수가 있나 싶었었는데

 

연기가 아니였던 것이다. 그것은 자인 자체였다.

 

 

 

 

빈민가에서 수많은 위험에 처해있는 아이들을 떠올리니 막막하고 슬프기도하지만,

 

이런 단순한 감정들은 사치처럼 느껴진다.

 

내가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레바논의 빈민들에 대해서 한번이라도 생각해볼 일이 있었을까?

 

그들은 왜 빈민이 되었을까? 또 어떤 다른 도시들에 그런 어린이들이 있을까?

 

그 도시는 또 왜그럴까? 내가 알고있는것은 무엇인가? 영화는 나에게 그걸 알려주고싶었던걸까?

 

많은 물음표가 지나간다.

 

 

수많은 자인들이 아프지 않고 미소지을 수 있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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